젬뮬 갑옷 단면
Choanoflagellates & sponges

젬뮬 갑옷 단면

세균 크기의 존재가 되어 절반으로 잘린 젬뮬의 벽 안쪽에 떠 있는 지금, 눈앞에 펼쳐진 단면은 마치 지질학적 단층에 의해 두 쪽으로 갈라진 대성당의 내부처럼 광활하게 느껴진다. 왼편의 벽은 세 겹의 뚜렷한 층으로 이루어진 요새—반투명한 호박빛 외막, 창백한 크림색 스폰진 시멘트 속에 H자형 양반원반 골편들이 서로 맞물려 빽빽이 선 팰리세이드, 그리고 꿀빛으로 윤기 흐르는 내부 스폰진 층—으로 구성되며, 이 세 겹의 갑옷이 총 60마이크로미터 남짓한 두께 안에 치밀하게 적층되어 있다. 전경의 두 골편은 완벽한 측면 단면을 드러내는데, 결정질 실리카로 이루어진 원반형 끝단이 기하학적으로 너무나 정확하여 성장한 것이 아니라 제작된 인공물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세포 하나하나가 분비한 광물이다. 그 벽을 넘어 안을 들여다보면, 원구세포들이 어깨를 맞대고 빽빽이 들어찬 내강이 따뜻한 사프란빛과 선명한 귤빛으로 빛나고 있으며, 각 세포는 지질 방울로 가득 차 마치 기름을 머금은 씨앗 꼬투리처럼 내부에서 스스로 불을 밝히고 있다—혹독한 겨울에 맞선 생명의 화학적 봉인이 바로 이 안에 잠들어 있다. 오른편에서는 갑옷 벽을 가로지르는 미공 통로가 창백하고 촘촘하게 맞물린 세포들로 막혀 있으며, 그 너머로 올리브빛 어둠이 차갑게 번지는 외부 세계가 보여, 이 호박빛으로 빛나는 내강을 더욱 자기 완결적이고 살아 있는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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