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성 핵 내부
Macromolecules

소수성 핵 내부

구형 단백질의 소수성 코어 한가운데에 존재하는 이 순간, 사방은 류신과 발린의 반데르발스 구면체들이 75퍼센트 밀도로 맞물려 채워진 숯빛과 따뜻한 상아색의 분자 동굴이다. 페닐알라닌 곁사슬들은 편평한 흑요석 원반처럼 공간을 날카롭게 가르며 절대적인 접촉 그림자를 드리우고, 흩어진 메티오닌 황 원자들은 유황빛 노란 잔광으로 어둠을 간헐적으로 찌른다. 이 핵심부에는 물 분자 하나조차 침투한 적 없으며, 각 원자 표면은 전자 구름의 확률적 안개로 경계 지어져 고전적인 고체의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 아주 멀리, 열 개에서 열다섯 개 원자 직경 너머의 단백질 외곽으로부터 냉청색의 수용성 광채가 이차 구조의 틈새를 비집고 스며들며, 밀봉된 동굴 바닥에서 올려다보는 수면의 빛처럼 봉쇄의 깊이를 암시한다. 310켈빈의 열진동은 앙스트롬 이하의 미세한 맥동으로만 느껴지며, 킬로줄의 분수로 측정되는 반데르발스 힘들이 이 전 우주를 조용하고 완전하게 붙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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