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에 삼키는 므네미옵시스 노을
Ctenophores

베로에 삼키는 므네미옵시스 노을

따뜻한 걸프 스트림의 물속에서 늦은 오후의 금빛 햇살이 수면을 부수며 내려오고, 그 아래 두 개의 투명한 존재가 조용하고 느린 포식의 의식을 치르고 있다. 연어 빛과 장밋빛 산호색의 *Beroe cucumis*가 시야를 가득 채우며, 믿기 어려울 만큼 넓게 벌어진 대구(大口, macrostome)로 *Mnemiopsis leidyi*의 절반 이상을 삼킨 채 입술을 얇은 막처럼 팽팽하게 늘이고 있다. 포식자의 몸 내부에서는 분지된 자오선관(meridional canal)들이 빛나는 강의 삼각주처럼 장밋빛 가지를 뻗으며 소화가 시작되는 리듬에 맞춰 희미하게 박동한다. *Beroe*의 입 밖으로 삐져나온 *Mnemiopsis*의 후반부는 아직 살아 있어, 네 줄의 빗살판(comb row)이 기계적인 항복 없이 메타크로날 파동을 이어가며 각 판이 햇빛을 보라-호박-초록의 무지갯빛으로 분쇄해 어두워지는 수층 속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수면의 코스틱 망이 두 생명체 위를 유리 렌즈처럼 휘돌며 빛을 집중시키고 흩뜨리는 동안, *Mnemiopsis*의 빗살판들은 구강 쪽에서부터 하나씩 박동을 잃어가며 아직 신호가 끊겼음을 알지 못하는 전파처럼 마지막 무지개빛을 열린 바닷속으로 내보내고 있다.

Other langu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