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해 블룸 눈보라
Gelatinous plankton (salps, larvaceans)

남극해 블룸 눈보라

차가운 회록색 남극해 한가운데, 시선이 닿는 모든 방향으로 살아있는 유리 통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Salpa thompsoni* 개체들은 1세제곱미터당 100마리의 밀도로 떠 있어, 50센티미터마다 하나씩 시선을 가로막으며, 각자 제각각의 방향으로 기울어진 채 은은하게 박동한다. 각각의 몸은 완전히 투명한 근육질 원통으로, 내부의 호박빛 소화관과 산호색 생식소만이 희미한 빛의 점처럼 떠올라, 수백 개의 따뜻한 색조들이 차가운 극지 바닷물 전체를 진주빛 유백색 빛으로 물들인다. 위에서 내려오는 빛은 이 무수한 젤라틴 몸체들을 통과하며 흩어져 방향성을 잃고, 마치 광원 없는 균일한 발광처럼 수중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 아래로는 암록갈색의 분립들이 조용히, 그러나 확고한 궤적으로 심연을 향해 떨어지며, 하루 백 미터씩 표층 번성의 기록을 어둠 속으로 실어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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