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첩 유리구의 대성당
Radiolarians

중첩 유리구의 대성당

방사충 *Actinomma asteracanthion*의 가장 안쪽 격자 껍질 내부에 떠 있으면, 사방이 오팔 실리카로 빚어진 구형의 건축물로 둘러싸인다—벽면을 가득 채운 육각형 구멍들은 세균 한 마리도 통과하기 어려울 만큼 작고, 그 하나하나가 정밀하게 연마된 렌즈처럼 깊은 바다의 차가운 청색 빛을 굴절시켜 창살마다 옅은 보라와 맑은 청록빛 후광을 피워낸다. 세 겹의 동심 격자 구면이 차례로 겹쳐지며, 각 층을 거칠 때마다 청색은 한 단계씩 더 짙어지고, 세 개의 육각형 그림자가 미세하게 어긋난 채 포개지며 현미경적 공간 안에 대성당의 내부처럼 깊고 아득한 원근감을 만들어낸다. 등 뒤—정확히는 시선이 뻗어 나가는 중심 사방—에서는 핵의 원형질이 벌꿀빛 호박색 빛으로 은은하게 맥박치며, 기하학적 냉기 위에 온기를 드리운다. 열두 개의 삼방 침골이 가장 안쪽 구면에서 출발해 두 번째, 세 번째 격자를 차례로 꿰뚫고 나아가 외해의 짙은 남색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데, 마치 불가능한 고딕 궁륭의 갈빗대처럼 내부의 유리 섬유 발광을 실어 나르다 그 끝이 원양의 어슴푸레한 haze 속으로 흐릿하게 녹아든다. 바깥 가장 먼 껍질 너머로는 흩어진 광자들이 빛줄기가 아닌 확산된 빛의 부피로 도달하고, 세균과 유기 부스러기들이 부유하며 대성당 창문 너머 먼지처럼 빛을 받아 반짝인다—이 모든 풍경은 수백 개의 육각형 렌즈 창마다 굴절되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심연의 상을 맺으며, 마치 광물로 빚어진 복안 속에 깃들어 있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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