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적물 코어 단면, 고기후 경계
Foraminifera

퇴적물 코어 단면, 고기후 경계

깊은 바다 퇴적물 코어의 절단면이 눈앞에 벽처럼 펼쳐져 있으며, 당신은 그 표면을 가득 채운 간극수의 얇은 막 속에 고요히 정지해 있다. 아래쪽 절반은 창백한 크림빛 아이보리로 빛나는데, 수많은 유공충 껍데기의 단면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고 반투명한 방해석 격벽들이 완벽한 나선을 그리며, 코콜리토포어 잔해가 고운 흰 분말처럼 그 사이를 채워 방해석 결정면에서 미세한 무지갯빛이 어른거린다. 그러나 화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수평선 하나가 이 세계를 단절시킨다 — 1밀리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 사이에서 세계의 색이 심해의 갈색빛 회색으로 급격히 어두워지며, 이 경계는 해양이 탄산칼슘을 퇴적하던 간빙기에서 그것을 용해하기 시작한 빙하기로 전환된 화학적 사건의 기록이다. 위쪽 절반에 남아 있는 유공충 껍데기들은 탄산염 용해에 의해 벽이 얇아지고 봉합선이 열려 있으며 일부는 거의 윤곽만 남은 유령처럼 점토 속에 흩어져 있고, 그 사이로 인산염질 어류 치아의 작은 검은 삼각형들이 주변의 탄산염이 모두 사라진 뒤에도 날카로운 모서리를 온전히 유지한 채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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