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엽록소 황혼
Phytoplankton & coccolithophores

심해 엽록소 황혼

수면 아래 100미터, 아열대 외양의 심층 엽록소 최대층 안에 당신은 떠 있다. 단 하나의 와편모조류 세포만 한 크기로 쪼그라든 채, 당신을 둘러싼 세계는 어둠이 아니라 정밀하게 걸러진 청색 박명(薄明)이다. 475나노미터의 코발트빛이 수십 미터 위 어딘가로부터 확산되어 내려오고, 해수 자체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사방이 인디고로 물들어 있으며, 그 차가운 청색 속에 와편모조류들이 호박색 등불처럼 흩어져 떠 있고 규조류 사슬은 희미한 황금빛 광채를 내뿜으며 느리게 나선을 그린다. 이들의 엽록소는 자가형광의 녹슨 붉은빛으로 타오르고, 규산질 각막은 비스듬히 꺾인 광자들을 잡아채어 냉랭한 섬광으로 산란시킨다. 당신 곁을 지나쳐 내려가는 해양 눈(marine snow) 한 조각은 이 비율에서 작은 건물 만 하게 보이는데, 원형 코콜리스 껍데기들이 기하학적으로 맞물린 채 반투명 점액질 망 속에 갇혀 있고, 더 먼 아래쪽으로는 희미한 백색 불꽃들이 마지막 광자들을 붙잡으며 무광층의 어둠 속으로 천천히 나선을 그리며 사라진다.

Other languages